가슴 찌른 50대男 옷 잡았다고 폭행죄···CCTV 딱 걸린 진실

입력
수정2021.04.02. 오후 12:26
기사원문
박사라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헌재 "처분 취소"지하철에서 실랑이를 벌이다 상대방의 옷을 잡았다는 이유로 검찰이 폭행죄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건 과하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사진 pixabay]
헌법재판소는 30대 여성 A씨가 폭행 혐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청구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지난달 25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인용 결정을 내렸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11월 한 지하철에서 한 50대 남성과 실랑이를 하게 됐다. 여러 번 A씨가 피했는데도 해당 남성이 자꾸 근처에 와서 재채기했기 때문이다. 이에 A씨는 남성을 경찰에 신고했는데, 그 순간 남성이 현장을 벗어나려 하자 그의 옷을 잡고 도망가지 못하게 했다.

A씨는 이 사건으로 폭행 혐의로 검찰에서 기소 유예 처분을 받았는데, 자신은 남성에 대한 정당방위로 옷을 잡았을 뿐이라며 이를 취소해달라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기소유예는 죄가 있다고 인정되지만 사안이 가볍거나 할 때 검사가 기소하지 않는 처분이다.

헌재는 사건 현장 CCTV를 봤을 때 A씨의 주장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A씨는 남성이 손가락으로 자신의 가슴 부근을 찔러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 반면, 남성은 이를 부인했는데 CCTV 화면상으로 볼 때 이와 비슷한 장면이 찍혔기 때문이다.

또 A씨는 남성이 도망가지 못하게 옷을 잡고 있었을 뿐이지만, 화면에는 오히려 남성이 A씨의 멱살을 잡고 밀치고 당긴 모습이 찍히기도 했다.

또 A씨와 전혀 모르는 사이인 남성이 현장을 이탈할 경우 나중에 그의 신병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점도 고려했다. 헌재는 “A씨가 남성의 겨드랑이와 가슴 사이의 옷을 잡고 사건 현장에서 이탈하지 못 하게 한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을 한 것은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인용 이유를 밝혔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소름돋게 잘 맞는 초간단 정치성향테스트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당신이 궁금한 코로나, 여기 다 있습니다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