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길로…” ‘카니발 폭행범’에게 ‘실형’ 선고한 판사의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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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6.04. 오후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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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제주시 조천읍한 도로 위에서 카니발 차량 운전자 A(32)씨가 주먹을 휘두르고 있다. 유튜브 '한문철TV'

난폭운전에 항의하는 운전자를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30대 남성이 판사로부터 “앞으로 생각 많이 하며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훈계를 들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장찬수 부장판사)는 4일 선고 공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운전자 폭행) 위반 및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씨(33)에게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장 부장판사는 이날 A씨에게 따끔한 충고의 말을 했다. 그는 “피고인, 사람은 바른길로 가야 한다”며 “옆길로 가면 위험하다”고 훈계했다. 피해자가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자녀 앞에서 느꼈을 수치심, 모욕감 등을 역지사지의 자세로 헤아렸다면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어 “피고인은 다른 사정을 종합해보면 매우 급한 성격의 소유자로 보인다. 화를 내면 그 화가 결국 나한테 돌아오게 돼 있다”면서 “앞으로 인생을 많이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A씨는 장 부장판사의 이같은 충고에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 또, 법정 구속된 심경을 묻자 “재판부가 많이 배려해줘서 이제까지 합의를 노력해왔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죄송하다”면서 “앞으로 피해자 측과 지속해서 합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4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도로에서 자신의 카니발 차량을 운전하던 중 난폭운전에 항의하는 운전자 B씨를 폭행했다. 이후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유튜브 등에 공개돼 공분이 일었다. 특히 A씨가 피해자 자녀가 한자리에 있는 데도 주먹을 휘두르고 폭언을 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A씨의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한 달 만에 총 21만여명의 사람이 동의 의사를 밝혔다.

이와 관련 김병구 제주경찰청장은 “난폭운전과 운전자 폭행으로 인해 마땅히 즐거워야 할 한 가족의 여행이 파괴됐다”며 “국민청원에 참여해 주신 국민의 뜻을 헤아려 국민의 눈높이에 맞도록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답변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제주경찰은 효과적인 난폭·얌체운전 단속을 위해 사고 위험이 큰 일주도로와 평화로·번영로에 ‘암행순찰차’를 투입, 지속해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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