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윗집과 주먹으로 싸울 수도 없고, 항의한 게 후회막급일 수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결국 이사를 가거나 고통을 참고 사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현장 전문가의 진단으로 해결 방안을 찾아본다.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 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자세한 내용을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안녕하세요. 용기 내어 글을 보냅니다.
저는 인천 중구 P아파트 12층에 사는 심준우(가명)입니다.
해외에서 오래 사업을 하고, 중국인인 와이프와 2019년 2월경 입주 했습니다. 처음 집을 살 때는 한국에 가끔 와서 보름 정도 쉬다갈 요량이었습니다. 그런데 올 때마다 위층에서 계속 들리는 아이들 뛰는 소리, 어른들 발 뒷꿈치 쿵쿵거리는 소리, 마늘 빻는 소리… 이런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일주일도 못돼 출국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2021년 3월 귀국 했습니다. 그 때는 자가 격리 조치로 바깥에 나갈 수도 없었는데 역시나 어린애 뛰는 소리, 어른들의 거리낌 없는 소음발생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거의 한 달을 참다 참다가 할 수 없이 4월초 인터폰을 했습니다. “밑에 사람이 왔으니 조용히 좀 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이 큰 화근이 됐습니다.
그 다음날부터 그 말에 대한 노골적인 보복이 들어왔습니다. 방문 4개 닫는 소리가 꽝꽝꽝 들렸습니다. 방문이 뽀개지지 않는 게 희한할 정도였습니다.
그 후로 저는 탈모에,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밤에 깜짝깜짝 놀래서 자다말고 일어나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그런데 그때까지도 그게 보복인줄 몰랐습니다.
올해 대통령 선거로 휴일인 날 10분 동안 발망치, 문 꽝 소리, 식탁 끌기 이 3종 세트가 들리고, 거의 30분마다 반복됐습니다. 윗집 네 식구 가운데 군대 간 큰 아들이 휴가나 외출 나올 때마다 그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도저히 못 견뎌 지난 달 말 처음으로 112에 신고해 경찰관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출동한 경찰관은 “오기는 왔지만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합니다. “정 참기 어려우면 이사가는 수 밖에 없다”고 하십니다. 내 집인데 이사를 가라 하니 억울하기도 하고 기가 막히기도 합니다.
사과 한마디 하면 낫지 않을까 싶어 윗집에 올라가니 문도 안 열어 줍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내가 내 집에서 살 수 없고, 아무런 보호를 받을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조언을 듣고 싶고,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글을 보내봅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
소음 피해자가 직접 항의를 하거나, 관리소 또는 관청에 민원을 제기한다는 이유로 더 보복성 소음을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복의 피해를 받는 적잖은 사람이 탈모 우울증 등의 심각한 정신적인 피해를 받고 있습니다.
항의도 겁나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소음과 진동이 매일같이 요란한데 항의조차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마냥 참고 살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비슷한 피해 가족이 아래 방법을 통해 해결된 사례가 있어 소개합니다.
우선, 보복으로 의도적으로 만드는 소음은 일반적인 생활 소음과는 종류와 그 강도가 훨씬 강하고 피해자들은 분명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앞으로 보복소음이라고 느껴질 때는 휴대폰 등의 녹음 가능한 기계를 이용하여 10분 정도로 녹음을 하시기 바랍니다.
그 다음에 아들이 휴가 나올 때마다 보복소음이 크게 발생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메모를 간단하게 작성해서 윗집의 현관문에 붙이고, 같은 내용을 관리소에도 보냅니다. 그리고 한 달 정도 기다려 봅니다.
위의 단계로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보복소음이 중단되지 않는다면 강하게 대응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합니다. 보복소음을 발생하는 아들이 군인이므로 녹음한 자료를 육군본부와 그 근무처로 우편 등을 통해 보냅니다. 그 동안 받았던 피해로 병원에 다닌 기록 등을 함께 동봉합니다. 다소 편법이기는 하지만 의외로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