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구하라 키운 아버지에 유산 더 줘야’…6:4 분할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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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2.21. 오후 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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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씨 유족, 친모 상대 재산분할 소송
7월1일 광주광역시 서구 광주가정법원에서 가수 고 구하라의 친오빠 호인(가운데)씨가 친모를 상대로 낸 '상속재산 분할 심판청구' 소송 심문기일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가수 고 구하라씨 오빠가 친모를 상대로 제기한 상속 재산 분할 소송 재판 1심에서 오빠가 일부 승소했다.

21일 구씨의 유족 법률대리인을 맡은 노종언 변호사(법무법인 에스) 등의 말을 종합하면, 광주가정법원 가사2부(남해광 부장판사)는 17일 구씨 오빠 호인씨가 친어머니 송아무개씨를 상대로 제기한 상속재산분할 심판청구 소송에서 호인씨의 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구씨 유족의 기여분을 20%로 정하고 친아버지와 친어머니가 6 대 4 비율로 유산을 분할하라고 주문했다.

법원은 아버지가 12년 동안 홀로 미성년인 구씨를 양육했고 어머니의 면접교섭을 방해하지 않았던 점을 들어 친부의 기여분 20%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모가 이혼하더라도 미성년 자녀를 공동으로 양육할 책임이 있기 때문에 아버지가 친모 도움 없이 혼자 자녀를 키운 것은 단순히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 이행으로 볼 수 없고 기여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원은 양육의무에 대해 양육비를 부담하면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신체적·정신적 발달을 위해 애쓰는 것을 포함한다며 구씨의 가수 활동으로 친부가 양육 비용을 많이 부담하지 않았더라도 특별히 양육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민법은 자녀의 유산은 친부와 친모가 5 대 5 비율로 분할하도록 하고 있다.

앞서 구하라씨 사망 이후 아버지로부터 상속분과 기여분을 양도받은 호인씨는 20여년 전 가출했던 친모 송씨가 갑자기 나타나 부동산 매각 대금 절반을 요구하자, 친모의 상속 자격을 가려달라며 올해 2월 소송을 제기했다. 호인씨는 올해 3월 부모나 자식 등에 대한 부양의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 가족에게 재산 상속을 제한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구하라법)을 국회에 입법 청원하기도 했다.

노 변호사는 “그동안 한부모가 자식을 양육했더라도 법원은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주류적인 판례였다. 구하라법이 통과되지 않은 현행 법체계에서 이번 법원의 판단은 기존 입장에서 진일보했다”고 설명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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