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논란 '경태아부지' 못 갚은 돈 1억…여친이 후원금 독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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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4.09. 오전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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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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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A씨의 반려견 경태(왼쪽)와 태희. [SBS '궁금한 이야기 Y' 캡처]
‘택배견’ 경태와 태희의 수술비 명목으로 빌린 돈과 후원금을 가로챈 의혹을 받아 경찰에 입건된 택배기사 A씨(34, 일명 경태 아부지)와 관련, A씨에게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한 사람들의 피해 금액이 1억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SBS ‘궁금한 이야기 Y’가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유기견 출신 강아지 경태를 비롯해 심장 질환이 있는 강아지 공장 출신 태희를 돌보고 있던 A씨는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과 카카오톡 등을 통해 돈을 빌리고 다녔다. 태희의 건강을 이유로 들며 돈을 빌렸다.

돈을 빌리기 전 A씨는 ‘1000원 챌린지’를 진행, 10분 만에 1800만원에 가까운 후원금을 모았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000만 원 이상 금액의 기부금품을 모집하려는 경우, 모집 사용계획서를 작성해 등록해야 한다. 하지만 A씨가 이런 허가를 받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고, 이에 A씨는 “후원금을 모두 돌려주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A씨는 이후에도 태희의 건강을 이유로 두 번째 후원금을 받기 시작했다. 약 4시간 동안 계좌를 열어 후원금을 받았다. 물론 첫 번째 후원금에 대한 반환은 물론 기부금 사용 관련 인증도 되지 않았던 상태였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캡처]

이후 A씨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일부 후원인에겐 “대출을 받아서라도 빌려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A씨의 지속적인 요구에 후원인들은 A씨에게 적게는 50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 이상의 돈을 빌려줬다. 확인된 피해 금액만 1억 원이 넘는다.

태희가 심장병 진단을 받은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경태와 태희의 병원비는 지난해 말부터 약 200만 원이 조금 넘는 정도였다. A씨가 실제 필요한 병원비보다 큰 금액을 빌리고 다닌 것이었다.

게다가 후원인들은 돈을 독촉하던 사람이 A씨가 아닌 그의 여동생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 지인에 따르면, 그는 여동생이 아닌 A씨의 여자친구였다.

A씨 지인은 “여자친구가 일자리가 안 잡혀 놀고 있었다. 여자친구는 자기네 강아지니까 그걸로 돈벌이가 되지 않을까 해서 그런 것 같다. SNS도 다 여자친구가 운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제보자는 “뒤통수 맞은 느낌이다. 그 돈을 도대체 어디에 쓴 건지, 아이들(반려견들)에게 쓴 건 맞는지 모르겠다”라고 토로했다.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이 A씨를 취재하려 했지만, A씨는 경찰에 제작진을 신고하며 취재를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A씨 대신 연락이 닿은 그의 여자친구는 “다 제가 한 거다. 제 이기심 때문이다. 어떻게든 빚을 막고자 했던 이기심”이라며 “다시 갚아주면 되니까. 아무 생각 없었다. 그렇게 처음에 시작한 500만 원이 4000만 원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아지 건강은 많이 괜찮아졌다”며 “빠른 시일 내에 공식적으로 정리 빨리해서 올릴 거다. 참 인터넷 세상이 무섭다”라고 했다. 다만 돈을 빌려준 이들과 후원자들에 대해 사과는 하지 않았다.

이에 조한나 변호사는 “사기 및 횡령죄에 해당할 수 있다.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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