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풀려고 코드 뽑았다”… 55차례 정부 행정망 장애 일으킨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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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1.03. 오전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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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법원 전경. /조선일보DB

1년여간 55차례에 걸쳐 정부 부처 네트워크 행정망의 전원을 일시적으로 차단해 장애를 유발한 전산장비 관리 담당자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부 통합데이터센터에서 전산장비 유지·관리 업무를 하던 파견업체 직원 A(32)씨는 지난해 3월 15일 오전 10시 22분쯤 센터 내 전산실에서 행정안전부 인터넷망 서비스 관련 통신장비 전원 코드를 무단으로 뽑았다. 이 여파로 전원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같은 날 오전 10시 35분까지 약 13분 동안 전자문서 진본 확인 센터 홈페이지 등 4개의 행안부 인터넷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않는 장애가 발생했다.

A씨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2019년 12월 11일부터 약 1년 3개월 동안 국무조정실과 보건복지부 등 정부기관 20여 곳에 대해 55건의 네트워크 장비 장애를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2019년 12월 31일 행안부 등 6개 기관의 서버 다운(85분)과 2020년 1월 6일 과기정통부 위성전파감시센터 등 6개 기관의 접속 장애(77분)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반복적인 전산 장애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이 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은 “1년 3개월간 네트워크 장비 장애로 정부 부처 전산이 20시간 30분가량 멈췄다”며 “이 중 정부 부처 업무서비스에 영향을 미친 것은 16건으로, 장애는 586분간 이어졌다”고 밝혔다.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기소된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직장 내 갑질에 따른 스트레스를 풀려고 그랬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전산망을 유지보수해야 할 피고인이 외려 전산 장애를 발생시켰다”며 A씨에게 징역 6월을 선고했다.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한 피고인 주장을 살핀 대전지법 형사항소3부(재판장 문보경)는 “범행을 자백했고 구금생활을 통해 범행의 심각성을 깨닫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이 무겁다”며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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