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천안함장 미친XX" 욕해도 '명예훼손' 아니라는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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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0.10. 오후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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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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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을 둘러싼 음모론에 동조하며 최원일 전 천안함장에게 욕설을 한 유튜버에 대해 경찰이 “명예훼손 혐의가 없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10일 나타났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유튜브 생방송에서 최 전 함장에 대해 “미친 XX” “천안함에 명예가 어디 있냐” “패잔병” 등 원색적인 욕설을 한 유튜버 정모씨에 대해 “범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린 뒤 이를 최 전 함장에게 지난 8일 통보했다.

경찰은 최원일 전 천안함장을 욕설로 비방하고 천안함 폭침을 둘러싼 음모론에 동조한 유튜버 정모씨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가 없다며 불송치 결정했다고 지난 8일 통보했다. 사진은 정씨가 방송할 당시 모습을 캡처한 것. 최원일 전 천안함장 페이스북
경찰은 ‘수사결과 통지서’에서 “(방송)내용 중 일부가 과한 표현에 해당하고, 의견 내지 평가가 아닌 구체적인 사실 적시라고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여러 가설과 논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정씨가) 허위사실로 인식했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무혐의 이유를 밝혔다. 다만 모욕죄는 성립한다며 검찰에 송치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최 전 함장은 10일 중앙일보에 “이미 11년 전에 민ㆍ군 합동 조사결과가 나오고 대통령과 정부가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인정하는 데도, 어떻게 경찰이 ’천안함 침몰‘과 ’여러 가설과 논쟁이 진행 중‘이라는 답변을 쓸 수 있는지 상식선에서 이해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음모론자인 신상철씨(전 민ㆍ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 당시 민주당 추천) 재판에서도 법원이 명백하게 천안함 폭침을 밝혔다”며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이런 판례조차 보지 않고 음모론자의 손을 들어준 꼴”이라고 비판했다.

최 전 함장은 또 “이의신청 및 수사심의 신청은 물론 김창룡 경찰청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오는 13일 경찰청을 항의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튜버 정씨는 지난 3월 2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천안함 최원일 함장의 뻔뻔함, 앞으로 정치하고 싶지?’라는 제목으로 생방송을 진행했다. 이 방송에서 정씨는 최 전 함장을 비난하며 “천안함 사건은 사실 아직 정확하게 드러난 게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천안함 수장' 발언으로 논란이 된 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이 지난 7월 15일 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경찰서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그러면서 그간 불거졌던 음모론을 다룬 여러 언론 보도 등을 제시하면서 천안함 사건은 결론이 나지 않았고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뉘앙스로 방송을 이어나갔다. 정씨는 최 전 함장이 천안함 사건 11주기를 앞두고 가진 한 언론사 인터뷰를 놓곤 “선거(4.7 재보궐선거)에 개입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웃기는 XX다. 나중에 이 XX가 국민의힘 국회의원으로 나온다고 하지 않을까 모르겠다”고 말했다.

당시 최 전 함장의 인터뷰는 각종 음모론을 반박하고 천안함 명예회복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최 전 함장은 “현역 신분으로는 말하기 힘든 내용이어서 전역(2월 28일) 직후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며 “인터뷰 당시엔 선거에 대해선 전혀 인식하지 못했고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천안함 피격 사건을 두고 정치인은 정쟁에 이용하고, 이런 유튜버들은 조회 수를 올리기 위해 자의적으로 정치와 연관시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경찰에 고발당한 이후로도 최 전 함장과 유가족, 생존 장병 등에게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최 전 함장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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