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현장서 동료 구했다던 '시민영웅'…알고보니 모두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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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0.07. 오후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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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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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법원
외국여행 중 숙소에서 발생한 화재에 일행들의 탈출을 돕다가 다친 것처럼 꾸며 의상자로 선정된 30대 '가짜 의인'이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3단독 재판부는 사기와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뒤 법정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러시아를 여행 중이던 지난 2018년 1월 28일 새벽, 자신이 머물던 방문자 숙소에서 불이 나자 술에 취해 제때 대피하지 못하고 2층에서 뛰어내리다가 전치 6개월의 중상을 입었다.

당시 A씨는 여행자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아 치료비가 부담되자 함께 여행 중이던 B씨에게 "병원비가 부담된다. 진술서를 써 주면 보험사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다"고 설득했다.

이를 통해 A씨는 자신이 방에 있던 B씨를 깨워 우선 탈출시킨 뒤 나머지 일행 6명의 탈출 여부를 확인하느라 늦게 나왔고 사고를 당했다는 내용의 목격자 진술서를 받아 냈다.

이어 같은 해 5월에는 일행들의 추가 목격자 진술서와 관련 서류 등을 만들어 수원시에 제출, 의상자 5급으로 선정되면서 총 1억 2000여만 원의 보상금을 받았다.

이후 A씨는 수원시로부터 선행시민 표창과 함께 모 대기업으로부터는 '올해의 시민 영웅'으로 선정돼 상금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수원시에 A씨 이야기가 모두 거짓이라는 민원이 접수됐고, 수사가 진행되면서 가짜 의인 행세도 끝나게 됐다.

재판부는 "허위 증거자료를 만들어 의상자 신청을 해 부당 이득을 취했으며, 자신을 스스로 영웅화하고 이를 이용해 영리 행위를 하려 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그럼에도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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