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금 1억 꿀꺽" 감쪽 같았던 형제 보험사기 막은 결정적 단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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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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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동생으로 신분 속여 암수술 후 보험금 청구
보험사기 인한 보험금 누수 연간 6조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지난해 20대 형제가 공모해 암보험금 1억원을 편취한 보험사기가 적발됐다. 해당 보험사기는 5개 보험사에 암보험이 있는 동생 B씨의 보험으로, 형 A씨가 동생 B씨 신분으로 속여 암수술을 받고 보험금을 청구한 건이다.

실제 형 A씨가 암진단으로 인한 수술까지 진행했고 이같은 사실을 입증하는 진단서와 진료기록도 모두 사실이었기 때문에 5개 보험사 중 상당수는 감쪽같이 속아 보험금을 지급했다. 형 A씨와 동생 B씨가 공모해 형제간 얼굴이 비슷하다는 점을 이용해 병원 관계자와 보험사를 모두 속인 것이다.

형제의 보험사기 공모는 진료기록에 표기된 혈액형 때문에 덜미가 잡혔다. 한 보험사가 진료기록을 확인하던 중 표기된 혈액형이 과거 B씨가 다른 질병의 보험금 청구를 위해 제출했던 진료기록의 혈액형과 일치하지 않는 것을 발견하면서다.

결국 모두를 속인 듯 했으나 혈액형이 결정적 단서로 작용, 경찰 조사를 통해 형제의 보험사기 전말이 드러났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2조에 따르면 보험사기 행위란 보험사고의 발생, 원인 또는 내용에 관해 보험자(보험업법상 보험사)를 기망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보험사기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지난 한 해에만 보험사기에 가담했다가 적발된 인원은 10만명(9만8826명)에 육박했다.

[사진 제공 = 금융감독원]
특히 앞서 소개한 사례처럼 젊은층의 보험사기 비중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4월 발표한 '2020년 보험사기 적발 현황 및 향후 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청소년과 20대의 보험사기 가담은 1만8619명으로 전년 동기의 1만5668명 대비 18.8%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생활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보험사기 범죄에 쉽게 연루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예컨대 실손보험 가입여부를 물어보면서 고가의 시술을 공짜로 해주겠다거나, 자동차를 무상수리 해주겠다는 등의 제안은 보험사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절대 응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무심코 이같은 제안에 고개를 끄덕였다가 추후 보험사기 가담자로 처벌될 수 있어서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에 따르면 보험사기로 적발되면 10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동차 사고시 사고와 무관한 부분을 수리하거나 통증 정도를 과장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도 보험사기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기는 보험금 누수를 초래하고 보험사 재정을 악화시킨다. 보험금 누수가 많아지면 새로 보험에 가입하거나 기존 계약을 갱신할 때 누수된 보험금 만큼 보험료가 올라가게 된다. 보험사기로 인해 발생하는 보험금 누수 규모는 연간 6조원 수준이다. 이로 인해 매년 가구당 40만원 안팎의 보험료를 더 부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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