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체납 세금 수천만 원 개인 계좌로 받아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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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6.24. 오후 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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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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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세무공무원이 체납자들이 낸 세금 수천만 원을 국고가 아닌 개인 계좌로 받아 써버렸다가 들통났습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는데도, 세무당국은 한참 동안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임태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2016년 초 경북 구미세무서에 부임해 체납 세금 징수와 압류 해제 업무를 맡았던 세무공무원 A 씨.

A 씨는 이듬해 7월 한 납세자로부터 체납 세금 150만 원을 징수하면서 국고가 아닌 지인 명의 은행 계좌로 받았습니다.

이 돈을 빼내 자신의 빚을 갚고, 나머지는 생활비로 사용했습니다.

국민 세금을 빼돌려 쓴 것입니다.

이후 2017년 12월까지 납세자 7명으로부터 체납 세금 4천780만 원을 송금받아 사적인 용도에 사용했습니다.

A 씨는 뒤늦게 비위 사실이 발각돼 재판에 넘겨졌고, 최근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5개월여에 걸쳐 14차례 체납 세액을 횡령했는데, A 씨는 지난해 1월에도 대구지방국세청 주요 부서에 발령받았던 것으로 드러나 세무당국이 2년 넘게 범행을 알아채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국세청 관계자 : 세상에 사람 속이려고 마음먹은 사람들 찾기가 쉬운 게 아니잖아요? 이거는 우리 회사나 다른 회사나 문제가 아니잖아요.]

일선 현장에서는 전자납부시스템상 개인 계좌를 이용한 세금 횡령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A 씨가 개인 계좌로 세금을 받았는데도 세무서가 왜 즉각 파악하지 못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

[세무서 직원 : 아주 과거에 그런 게(세금 횡령)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요즘은 고지 나가면 가상 계좌번호나 이런 게 다 찍혀 있어서….]

대구지방국세청은 A 씨의 비위행위를 적발한 뒤 바로 직위 해제하고 해임 처분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전 직원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지만, A 씨 외에 횡령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이승희, VJ : 박현우)

임태우 기자(eight@sbs.co.kr)

기자 프로필

2007년 매일경제신문에서 첫 기자생활을 시작한 임태우 기자는 2011년 SBS로 둥지를 옮겼습니다. 임 기자는 이공계 출신으로 평소 글쓰기에 관심이 많고 호기심도 많아 기자라는 직업을 택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살아있는 현장을 누비며 시청자들에게 재밌으면서도 영감을 던져주는 멋진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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