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해보험, “보험금 못준다” 선제소송… 대법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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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6.18. 오전 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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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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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해보험이 고지의무를 위반한 고객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를 확정지었다. 사진은 DB손해보험 강남 사옥./사진=D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이 고지 의무를 위반한 고객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를 확정지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17일 DB손해보험이 이모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씨의 동생은 2016년 9월 DB손해보험과 상해사고 사망시 2억여원을 지급받는 내용의 보험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리프트 추락사고를 당해 2016년 10월 숨졌다. 

이씨는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으나 보험사는 "이씨의 동생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업종을 사무로 고지했으나 실제로는 플라스틱 도장업을 수행했다"며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 해지를 통지하고 이씨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냈다. 이씨도 보험금을 지급하라며 맞소송을 냈다. 

1, 2심은 "이씨의 동생이 업종을 사무라고 기재하기는 했으나 취급하는 업무란에는 회사 이름과 대표임을 적었고 평소 대표자로서 직접 페인트 도장을 하기는 했지만 거래처 관리 등 사무업무도 담당했던 점, 보험설계사가 직접 공장을 방문하고 상담해 직업에 관해 파악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춰 고지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다"며 2억여원을 지급하라면서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보험사의 상고로 사건을 접수한 대법원은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자, 수익자를 상대로 선제적으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이 적법한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회부했다. 



대법원 “보험사, 계약자 상대로 먼저 소송 가능”



이날 대법원은 결론적으로 보험사가 계약자 등을 상대로 먼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확인의 소에서는 권리보호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한다"며 "보험계약의 당사자 사이에 계약상 채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해 다툼이 있는 경우, 그로 인한 법적 불안을 제거하기 위해 보험회사는 먼저 보험수익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법리에 의하면 원과 피고 사이에 보험금 지급책임의 존부에 관해 다툼이 있으므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의 소송은 적법하다"며 "이를 전제로 원심이 본안에 관해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이기택·김선수·노정희 대법관은 "확인의 이익은 국가적·공익적 측면에서 남소를 억제하고 형평에 반하는 소송제도의 이용을 통제하는 원리"라며 "다수의견은 확인 이익이 갖는 공적 기능을 고려하지 않아 타당하지 않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 대법관 등은 "보험의 공공성, 보험업에 대한 특별한 규제, 보험계약의 내용 및 그에 따른 당사자의 지위를 고려하면, 보험계약자나 보험수익자가 단순히 보험회사를 상대로 보험사고 여부나 보험금의 범위에 관하여 다툰다는 사정만으로는 확인의 이익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추가로 보험회사가 보험금 지급책임의 존부나 범위를 즉시 확정할 이익이 있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확인의 이익이 인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보험계약자 등이 보험계약이나 관계 법령에서 정한 범위를 벗어나 사회적으로 상당성이 없는 방법으로 보험금 지급을 요구함으로써 보험계약에서 예정하지 않았던 불안이나 위험이 보험회사에 발생하는 경우 ▲보험계약의 체결이나 보험금 청구가 보험사기에 해당해 보험회사가 범죄나 불법행위의 피해자가 될 우려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특별한 사정'의 예시로 들었다. 

대법원 관계자는 "보험회사는 보험계약자 등과 사이에 보험금 지급책임의 존부나 범위에 관해 다툼이 있으면 먼저 보험계약자 등을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동안 재판실무는 이같은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적법한 것으로 봐 본안 판단을 해 왔는데, 이번 판결은 종래의 재판실무가 적법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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