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자 무고로 해임한 전남대…2심도 "처분 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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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5.15. 오전 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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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와 다르다, 허위 신고자로 몰아
"보호·2차 피해 예방 의무 저버렸다"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항소심 법원도 성추행 피해자를 허위 신고자로 몰아 해고한 전남대학교의 처분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광주고법 제2민사부(재판장 최인규 부장판사)는 전남대 직원 A씨가 전남대 산학협력단을 상대로 낸 해고 무효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징계 전반에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고 봤다.

A씨는 2019년 12월 교직원 회식 자리에서 상사인 B과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전남대 인권센터에 신고했으나 2차례나 기각당했다.

전남대 징계위원회는 'A씨가 B과장이 불이익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신고를 했다'고 주장하며 2020년 6월 25일 A씨를 해고했다.

A씨는 '성추행 신고 내용은 사실에 부합한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성범죄 관련 소송 심리 때 성 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A씨는 B과장이 자신의 의사에 반해 손을 3차례 잡았다는 등 추행 피해 전후 사실을 구체적·특징적으로 진술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의 신고 내용 중 일부가 폐쇄회로(CC)TV 영상과 다른 부분이 있으나, 의도하지 않았던 일을 겪어 당황했던 A씨가 3주 가까이 지나 신고하면서 착오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이유로 A씨 진술이 허위라거나 B과장을 처벌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1심은 "검찰도 A씨가 B과장의 행위로 불편한 감정을 느꼈을 것으로 판단한 바 있다. 전남대 인권센터 또한 시간의 경과에 따라 기억이 변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성추행 사건 대응 요령을 누리집에 공지했다"고 설명했다.

또 "전남대 산학협력단은 A씨를 보호하고 2차 피해를 예방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하지만, A씨의 신고 내용 일부가 CCTV 영상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충분한 조사 없이 신고를 기각하고 해고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1심은 "'성범죄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형평의 이념에 입각해 논리·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 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는 법리와 변론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 처분은 정당한 징계 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무효"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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